바닷물이 빠지면 들어나는 끝없는 평원, 우리나라 서해안과 남해안은 썰물 때 바닷물이 빠져나가면 넓고 평평한 땅을 드러낸다. 이렇게 육지와 바다 사이에서 하루에 두 번씩 모습을 드러내는 바닷가의 땅을 갯벌이라고 부른다.
갯벌은 어민들에게는 삶의 터전이다. 갯벌은 밀물과 썰물이 항상 교차하기 때문에 산소가 풍부하고 유기물이 풍부해 다양한 종류의 생물이 서식한다. 대부분 어패류의 먹이 섭취와 번식 장소로 이용되므로 어업 활동의 상당 부분이 갯벌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서해안의 갯벌은 얕고 간석지가 발달하여 굴, 바지락, 조개 등 각종 어패류가 산란하기 좋은 곳이여서 사시사철 다양한 철새들의 휴식과 번식처가 된다.
갯벌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강에서 충분한 흙이나 모래가 흘러들어 쌓여야 한다. 또 바다의 퇴적물이 파도에 밀려와 차곡차곡 쌓일 수 있는 여건이 되어야 한다. 따라서 해안선은 구불구불하며 수심은 얕을수록 좋고 밀물과 썰물때의 바닷물의 높이 차이는 클수록 좋다.
갯벌에서는 자연 상태로 자란 수산물을 채취하기도 하지만 최근에 들어와서는 육상의 농업과 마찬가지로 인위적인 수단으로 길러서 수확하는 양식업이 대중화되어 있다. 주로 굴, 조개, 홍합, 김 등이 양식되고 있으며 생산량이 가장 많은 것은 굴이다. 굴은 천연 종묘 생산법에 따라 채묘하여 양식하는데 양성 기간은 보통 1~2년 정도 걸린다.
갯벌은 바닥에 쌓인 퇴적물의 입자 크기에 따라 크게 펄 갯벌과 모래 갯벌, 혼합 갯벌로 나뉜다. 펄 갯벌은 물살이 느린 바닷가나 강 하구의 후미진 곳에 발달하며, 찰흙처럼 매우 고운 펄로 이루어졌다. 모래 갯벌은 모래가 대부분인 갯벌로, 물살이 빨라서 굵은 모래도 운반할 수 있는 바닷가에서 주로 나타난다. 그리고 두 갯벌 사이에는 펄과 모래, 작은 돌 등 여러 크기의 퇴적물이 섞여 있는 혼합 갯벌이 만들어진다. 대부분의 갯벌에서는 이 세 가지 유형이 동시에 나타난다.
우리나라는 서해와 남해가 갯벌이 만들어질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평균 수심이 55m 정도로 얕고 조수간만의 차이가 3m~9m 정도로 크며, 여러 강의 하구가 있어 계속해서 흙과 모래가 흘러든다. 특히 리아스식 해안이 파도의 힘을 분산시키기 때문에 퇴적 작용이 활발하게 일어나, 넓고 완만한 갯벌이 형성된 것이다.
이러한 생태계의 다양성 때문에 우리나라의 갯벌은 미국 동부의 조지아 연안, 캐나다 동부 연안, 아마존 유역 연안, 북해 연안과 더불어 세계 5대 갯벌 중 하나로 손꼽힌다.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여행에 있어 서해안 갯벌만큼 좋은 곳은 없을 것이다. 수심이 얕고 평평하기 때문에 안전하면서 다양한 갯벌체험을 즐길 수 있다. 특히 태안반도,안면도 지역은 해수욕장과 펄 갯벌이 많아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